베개맡에서 잡은 거미를 두손으로 꼬옥 담고 노래를 들었다 영원할 거라 기대치 않았지만서도 금방 꺼질줄도 몰랐던 마음 평소같으면 질색했을 장르인데 왜인지 지금은 콧잔등이 시큰해 킁킁 물속에서 호흡한듯 폐가 축축하다 원래두 연말은 힘들다 한껏 물먹은 손끝이 물렁거린다 나는 그냥 끊어진듯이 살고싶어 아래팔을 꼬집듯 잡으면 따끔따끔하다 전부 토로하고 싶어지는 친구...
이상성욕을 공유할 수 있는 소울메이트가 생겼다 이로인해 내 인생은 더할 나위 없어졌다 기분 좋으니까 죄책감없이 모든 욕망을 두서없이 나열할게~~~ 1. 흙은 적당히 차갑고 무거워서 적당히 사람같다는 점이 좋다 2. 그래서 조소를 하고 나면 꼭 뽀뽀를 해준다 3. 입술도 좋고 엉덩이도 좋다 4. 마주 오는 사람의 치아를 전부 뽑아내어 그가 주저앉아 울며 비는...
너 죽었단 소식 듣고 웃음이 비죽비죽 나오던 거 어떻게 참았나 몰라. 허벅지 꼬집으며 안간힘을 썼는데 바지 벗어보니까 핏줄이 다 터져있더라. 그다지 아프지도 않아서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아무래도 아드레날린이 솟으면 아픈 것도 잠시 잊는다고 하잖아? 이제보니 살갗도 다 까져서 얼얼하고 쓰라리네. 그래봤자 벼랑에서 떨어져 바위에 머리 박고 죽어버린 너보다야 덜...
나, 어제 당근과 감자를 썰면서 마치 내가 채소를 도륙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칼을 놓쳤어. 딱딱한 몸체가 서걱, 하고 썰리는 소리가 단말마처럼 들려서 손에 힘이 빠졌어. 왜인지 그 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아서 더이상 채소를 다듬을 수가 없었어. 그것들을 보고만 있는데도 시끄러운 기분이 들어서 방에 들어가 이불 안으로 숨었어. 손목이 간지러워. 장문틀에 난 ...
부담스러울 리가 있을까? 분명 익숙해질 일도 없을 거야. 우연히 본 친구의 핸드폰 속에서 발견한 이름이었어. 내가 구원받기를 바라며 친구 혼자서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저장한 나의 별명이었다. 입천장에 닿는 어감이 귀여워 몇 번을 불러보다 그대로 잊어버렸는데, 몇 년 후 이름을 적으라는 빈칸을 마주하자 다시금 떠오른 게 이거. 나는 구원을 바란 적이 없었어...
나는 내가 인프피라는 사실이 좋지만 남들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인프피라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내 치부가 다 드러나는 기분이다 그리고 좀 뻔해지는 거 같아서 기분 나빠 ㅋㅋ 애니에서도 웬 정병 걸린 놈들은 전부 인프피.. 장난하냐 인프피는 사실 성격 유형이 아니라 병명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인프피 특징같은 것들이 와닿지 않기 시작했다 ...
개좆같은 인생씨발도시떼도시데도시떼도시뎨도시뎨돋시뎨소딛ㅅ도시뎨도시때소디셋또시떼도시ㄸ데도시떼? 어째서>엊째서?어째서>어째서?어쨰서?왜 나.? 왜 나만? 왜? 싫어싫어싫어싫ㅇㅓ싫어 왜왜왱왜왜애애왜왜애애애애왜왜왜왜왜오왜애ㅙ왜!!! 왜인지는 사실 나도 알고있어... 아니 몰라 여러분, 저 제가 그렇게 병신인가요? 이게 다 니네 때문이야 내가 너네 이름도 ...
있잖아, 네가 내 편지를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쓸게. 나 일부러 그렇게 떠난 거 아니야. 내가 곧 사라진다는 걸 직감해서 마지막으로 인사했는데 그걸 네가 들었을지 모르겠네. 나 이제 가야한다고 다시 못 볼 거 같다고 어떻게든 얘기하려고 했는데, 늦어서 그게 안 들렸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너무 신경 쓰여서 내 할 일도 못 할 뻔했어. 오해할까봐 말...
피곤하고 무력한 아침 자연스레 틀어놓은 유튜브 사이로 로우파이 음악이 나왔다 둥 둥 하는 그 소리에 불현듯 마음이 불안해지고 내 생각은 움푹 패인다 싫은~~ 느낌
편지의 본론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요사이 저의 상황을 나열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본래도 재능이라고는 감히 생각지 않았으나 다만 재주 정도는 된다고 남몰래 자부해왔었답니다. 소소한 차이일 수 있으나 저 스스로는 그 차이가 나의 자격지심과 겸손함의 경계를 흐리는 무언가라고 생각하여 안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재능이 없다는 것은 진작에 수긍하였으나 이 마음을...
인간이 도래한 정신의 궁극적인 지경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대를 잇기 위해 힘쓰던 조상들은 그만 호랑이가 물어갔습니다. 후대에 남겨진 우리는 몸부림 치지 않아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우리는 과제를 미루는가? 다이어리 쓰기를 미루는가? 설거지를 미루는가? 낫 놓고 생각해보면 현재가 곧 미래임을 알...
소리도 소문도 없이 새해가 밝았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열고 그 속에 찬 숨을 내뱉는다. 나의 숨은 수많은 이들의 피로 얼룩져 차게 응고된 것. 이로써 하루는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내린다. 오래된 원두의 꿉꿉한 냄새가 좁은 방안에 가득 찬다. 그저 탄 콩을 우려낸 맛 밖에 안 나는 이 커피 따위를 음미하며 창문을 연다. 새해의...
2000年 2月 22日 교양_있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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